엔젤이 Brain Tumor 를 확진받고 며칠은 엔젤을 볼때마다 눈물이 나고 마음이 찢어지는것 같았지만 내가 계속 눈물만 보이면 엔젤이 더욱 힘들어 할것 같기에 나는 아직 엔젤이 잘 먹을수 있고 걸을수 있을때 재밌는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2005년도 봄에 엘에이로 이사온후 처음으로 엔젤을 데리고 놀러갔던 바닷가가 산타모니카 해변이였다.  주말에 해가 넘어간후 3rd street은 관광객과 현지인들로 무척이나 붐볐는데 북적대던 그 거리를 걸으면 이것 저것 참견할게 많았던 엔젤은 너무너무 재밌어했었다.


그때 생각도 나고해서 엔젤을 유난히 예뻐했던 친구를 영입해서 산타모니카 피어로 갔다.

이때가 딱 2년전이다. 




으흐흐...6월 초인데 구름이끼고 바람까지 불었던 산타모니카는 너무너무 추웠다. 

그래도 Pier 에는 사람들이 많았고 심지어 이런 날씨에 바닷물에 들어가서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잠깐 걸었는데도 엔젤이 힘들어 하는것 같아 벤치에 앉아서 쉬었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보니 하루하루가 다르게 엔젤은 쇠약해져 가고 있었다....



엔젤의 다리에 IV 주사약을 놓느라 깍아논 저 털이 영 거슬렸는데...그 이후로도 몇번의 병원출입을 거듭하면서 저 다리의 털은 다시 자랄틈도 없었다. 




피어을 걷고나니 우중충한 날씨에 사람도 개도 지쳐서 원래는 3가쪽으로 가서 더 걸을려고 했으나 포기하고 주차장으로 가는길에 카페에 들러서 따뜻한 커피한잔을 했다.

바깥으로 오픈된 카페에 앉아서 노닥거리다가 

장난끼가 발동한 나는 엔젤한테 썬글라스도 씌워봤다. 

얼굴이 작아서 자알 어울리다. ㅎㅎ 역시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다.


이렇게 2016년 6월의 어느 주말을 엔젤과 그리고 엔젤을 아끼고 예뻐했던 친구와 함께 보냈다.

이것이 엔젤과 함께온 산타모니카 마지막 나들이였고 일부러 그런건 아닌데 그 이후로는 아직 한번도 산타모니카를 갈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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