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와서 코로나검사, 병원방문 등등 꼭 해야할것들을 숙제하듯 하고 주중에 하루 날잡아 큰언니랑 강북쪽을 쭈욱 돌아다니기로 했다. 서촌에서 카페운영을 하기 시작한 조카가 추천해준 곳들이다. 나름 서울에서 오래 살았다고 생각했는데도 아직도 이름도 생소한 곳이 많고 특히 강북쪽은 역사깊은 곳이 많아서 올때마다 낯설기도하고 익숙하기도한 재미있는곳 이다.

한국은 이제 미술관 같은곳은 다 예약제로 운영을 하는데 한국에선 뭐라도 할라면 인증이 필수다. 한국 전번 하나 없는 나는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가 된것같다. 보안도 중요하지만 그럼 외국인들은 어찌하라고 이리 어렵게 만드는가? 아일랜드에서 그 유명한 옛날 감옥소를 견학할때도 인터넷예약이 필요했지만 그냥 이름과 카드넘버만 넣으면 문제가 없었다.

미술관이 뭔 금융권도 아니고...이런건 좀 개선을 해야할듯...

하여간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어 방문한 곳은 국립현대미술관중 서울관.

 

 

미술관의 입구는 요래 생겼다. 경복궁역에서 내려서 조금 걸어가면 나온다. 
이 미술관은 최근까지 국군기무사령부로 쓰였던 곳이고 조선시대엔 규장각, 일제시대엔 의대소속 병원이였다고 한다. 난 전혀 몰랐었던 놀라운 사실. 이래서 오래된 도시가 흥미롭다.

 

첫번째 전시관은 장난감을 해치고 모이고...집에다 이렇게 해놨으면 등짝 스매싱감인데...현대미술은 어렵다. 내집 아니니까 넘어가자....

 

두번째 전시관은 무려 32년생이신 정상화 작가님의 전시관. 내가 미술쪽엔 별로 아는게 없어서인지 처음 들어본 이름이지만 작품들은 멋있었다. 현대미술이지만 클래식미술이 주는 편안함이 있다. 이런 작품들은 집에 걸어두고 싶다. 비싸서 엄두도 안나겠지만....

 

나머지 전시관은 좀 난해해서 대충 흩고 나왔다. 오히려 미술관에 가운데 자리잡은 이 중정이 예술이다. 이날 끝내줘게 맑았던 날씨도 한몫했다.

 

 

미술관을 나와 점심먹으러 가는길에 보인 경복궁의 대문(?) 혹은 옆문(?). 서울이 얼마나 오래된 수도인지 알려주는 경복궁의 위엄이다. 그앞을 일상인듯 걸어가고 있는 근처 직장인들 모습. 

 

택시를 타고 유명하다고해서 찾아온 부암동 만두집 자하연. 무려 미쉘린에 선정된 식당이라고 하는데 만두는 기냥 슴슴한듯 닝닝한듯....미쉘린의 입맛은 이렇구나 하는걸 알려줬다. 미셀린이하고 나는 식성이 좀 다른걸로....인상적이지 않아서 만두 사진도 까먹고 안찍음.

 

점심을 먹고 걸어서 근처에 있는 석파정 서울미술관으로 갔다. 아침에 미술관에 갔는데 또 미술관인가 하고 갔는데 미술관은 이곳의 부캐고 옛날 임금들이 별장처럼 애용했다는 이 석파정이 이곳의 본캐였다. 서울에 이런곳이 있었는걸 나는 그동안 어찌그리 몰랐던가?? 그나마 미술관은 전시가 없던 차였는데 그것은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 ㅎㅎ

 

부암동 일대와 북악산 일대가 보이는 끝내주는 조망과 거의 훼손이 없는 오리지날 건축물이 조화롭다. 왜 임금님들이 좋아했는지 알겠다. 나도 좋다. ㅋㅋ

 

 

나무도 많아서 더운날에도 산책하기 좋게 되어있다.

 

저 뒤에 그려진 그림이 고종황제라고 했던가?? 하여간 one of king.
한국건축물의 배흘림(?) 기둥처럼 내배도 줄맞춤. ㅋㅋ. 저 뒤에 보이는 산이 아마 북악산일거다. 이근처의 산은 북악산 하나니까 아마 그럴거라는 뇌피셜...

 

다 돌아보고 나가는 길에 떠억하니 있는 바위와 폭포. 미국으로치면 요세미티 하프돔과 폭포가 임금님의 정원안에 있는 셈이다. 실물 산수화를 보는듯....

이렇게 싸돌아(?) 다니고 다시 경복궁쪽으로 간 이유는 조카가 얼마전에 시작한 카페 Boot Cafe 를 가보기 위해서다. 파리에서 유명한 구둣방에서 시작됬다는 카페. 내가 1996년쯤 유럽여행중 짧게 들린곳이 파리인데 그때 그 카페가 있었다 한들 난 못봤을 것이고 봤다 하더라도 기억을 못하리라. 인스타의시대, 갬성의 시대 온갖 카페가 대한민국을 점령하고 있는 와중 이지만 내 조카가 운영해서가 아니고 직접 가보니 분위가가 아주 유니크 한것이 예쁘고 감성적이였다.

 

이 하늘색 벽인지 문인지 헷갈리는 장식이 Boot Cafe의 아이덴티인듯....한옥과 이렇게 잘어울릴수가....그런데 한옥이 은근이 모든것과 잘 어울리는거 같은건 나만의 뇌피셜??

 

실내 좌석과 주문 받는곳
바리스타 맞은편은 이렇게 타일벽. 한옥의 반존. 부조화의 조화. 
예쁜 구즈들. 스타벅스 구즈의 아성을 무너뜨리길...

 

한옥의 꽃, 서까래

 

찻길쪽은 이렇게 하얀벽에 그림을 칠하고 의자를 놔두었다. 매우 인스타그래머블...

 

부트카페의 또하나의 아이덴티티는 바로 이 안뜰인것 같다. 정말 어느 가정집의 안뜰에 있는것같은 자연스럼움이다.

 

언니랑 조카랑 저녁 먹으로 간 퓨전 타코집. 타코먹음서 와인도 마셨다. 은근히 잘 어울리는 꼴라보....식당의 손님도 그렇고 주인도 그렇고 정말 트렌디 했다. 덕분에 이 아줌마들도 힙한 젊은 분위기도 함 즐겨봤다. 

 

서울은 정말 history와 cutting edge 가 같이 공존하는 몇안되는 매력적인 도시인것 같다.

나는 나름 인생의 황금기인 20대 중반까지는 서울에서 학교도 다니고 직장생활도 했는데 왜 그때는 이렇게 구석 구석 멋지고 재미있는걸 즐기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아마 넘처나는 정보와 인터넷 발달로 마치 갬성의 르네상스 시대가 된것도 옛날과 다른점일것이다. 바야흐로 YOLO 와 워라벨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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