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이 무지개다리를 건넌지 거의 3년이 다 되어 가면서 반려견을 다시 들이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이제 토착화 되어버린 나혼자 사는 생활 방식과 언제든지 내키면 훌쩍 여행가기를 좋아하는 내가 다시 강아지를 들이는데에 정말 많은 고민이 있었다. 

이게 정말 나 좋자고 하는 일인지 개좋자고 하는 일인지....계속 망설여지고 내가 포기해야하는 자유로움도 걸렸지만 보호소에서 가족을 기다리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울컥해 지는게 그래도 내가 거둠으로서 한 생명채가 조금 나은 생활을 할수 있다면 그 자체로써 세상에 좋은일을 하는것이라 생각하고 결심을 했다.

 

여러번의 상담을 거처 인천에 있는 '도로시지켜줄개' 라는 유기견카페를 통해 '수지'라고 이름 지어진 여자아이를 입양하기로 결정했다.  수지가 엘에이 공항에 도착한 날은 작년 땡스기빙데이...11월28일  2019년 이다.

 

유기견 카페에서 미국으로 보내면서 예쁜 옷도 입혀서 보냈다. 가족을 찾아가니 기쁘면서도 보내는 마음은 또 얼마나 짠했을까 싶다. 오자마자 저곳이 자기 침대인줄 알고 쏙 들어가서 아직 경계가 풀리지 않은 눈으로 나를 바라고 있는 수지.

수지라는 아이는 창원에서 수지의 딸강아지랑 함께 구조 되었다고 한다. 구조될때 길거리 생활을 했는지 야산생활을 했는지는 알수가 없고 시립 보호소에 있다가 안락사 명단에 오르게 되어 어떤분이 시립보호소에서 구출(?) 하여 인천에 있는 그 유기견 카페에 맡기셨다고 한다. ㅜㅜ

 

우리집에 온 첫날은 비가 계속와서 산책을 못하고 다음날 날씨가 좀 좋아져서 산책을 나갔다. 아직 모든게 낯설어 경계심을 놓지 못하는 수지.

한국의 많은 유기견들이 그렇듯이 수지도 발견당시 심장사상충이 있었다고 한다. 새끼까지 출산 했으니 당연 중성화 수술도 안되어 있던터....보호소에서 중성화 수술도 하고 심장사상충도 치료하는라 새 가족을 찾아주는 일이 좀 지연이 된것도 있고 이렇게 시고르자브종...ㅡ.ㅡ 믹스견에 어린 강아지도 아니여서 한국에서 입양이 되기란 쉽지 않은일이였다. 게다가 수지는 단모종을 특징인 털빠짐도 심했다. 정말 한국내 입양을 기다리는건 기적을 바라는 일같은것...ㅠㅠ

 

하루 이틀 지나면서 이게 여기가 내집이란 생각이 드는건지 좀 편해보이고 배가 고프면 이렇게 간식을 달라고 스윽와서 쳐다 보기도 하기 시작했다.

엔젤을 아기때 데려와서 14년을 함께해서 나름 개전문가 수준이라 내 자신을 생각했지만...으흐흐 어서와 유기견은 처음이지였다. 내가 사는곳이 2층이라 계단을 오르내리는건 필수인데 수지는 계단을 오를생각도 내려갈 생각도 없다. 그냥 모든게 무섭고 낯설었던 거다. 안아서 내려가면 볼일만 보고 다시 집으로 들어 갈려고만 하고...

하지만 '반복'과 '꾸준함'엔 개도 사람도 장사 없다. 하루 하루 적응해 가는게 보이고 이곳이 지가 살 '홈' 이고 내가 케어를 해주는 '엄마' 라는 개념도 생기기 시작한것 같다.

적응은 나도 마찬가지로 해야했던 거다.

 

2주에서 3주 정도가 지나면서 일상이 이제 루틴화가 되었고 서로 안정적이 되었다. 나가면 볼일을 보고 산책을 하고 내가 일을 가면 혼자 있어야 한다는것도 수지는 익히고 있었다.

 

이제 소파정도는 가볍게 올라와 저렇게 티비를 보고 있거나 컴터를 하고있는 나를 망을 보고있다. 빈틈을 노리고 있는거다. 언제 나한테 예뻐해 달라고 들이델지...ㅎㅎㅎ

수지라는 이름은 유기견카페에서 지어준 이름이다. 모든 남자들의 로망 미모의 한국연예인 수지를 따라서...수지의 딸은 혜교라고 지어서 그곳에서는 미모를 대표한 모녀였던 모냥이다. 흠.....수지랑 혜교를 디스하고 싶은 여자들이 마음이 없지 않으리라....ㅡ.ㅡ

 

수지를 들이기 전에 이런저런 걱정이 많았는데 나도 수지도 적응기를 거치면서 모든면에서 다 나아지고 있다. 

정말 아직도 가족을 기다리는 유기견들이 어서어서 입양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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