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5일. 아일랜드여행에서 Full day로 쓸수 있는 날의 마지막날이다.


산행을 하기 시작하면서 어딜 여행가면 하이킹코스가 있는가 보게 된다.  이 여행을 계획할때 동생이 떠나고 나면 나혼자 다닐만한 더블린근처 하이킹코스가 있나하고 찾다가 발견한 곳이 바로 Howth 이다.

더블린에서 전철을 타면 넉넉하게 한시간이면 도착하는 작은 항구도시이자 나름 관광지이고 무엇보다 해안가를 낀 하이킹 트레일이 잘 되어 있는것 같아서 아일랜드 오기 전부터 기대가 컸다. 이것땜에 넉넉치 않은 케리어에 등산화랑 등산바지를 넣어왔다. ㅎㅎ


아일랜드 교통카드는 Leap card 라고 불린다. 쓸만큼 돈을 넣고 사용하면서 돈이 빠져나가는 카드인데 관광객용은 따로 Leap Visitor Card 라고 이건 24시간용이 있고 72시간용이 있다. 정해진 시간안에 전철, 버스, 트램을 무한정 탈수있는것이다. 난 72시간용을 샀고 본전 이상은 뽑아먹은듯 하다...ㅎㅎ



Howth를 갈려면 Dart 라고 불리는 전철을 타야 하는데 숙소에서 전철까지는 또 버스를 타야했다.

버스에서 내려 막 전철역으로 들어오니 내가 타야하는 전철이 방금 떠났다. ㅜㅜ 

Howth 행 다음 전철이 거의 30분을 기다려야 한다고 전광판이 알려준다. 

더블린의 아침...게다가 전철을 놓친 아침은 오지게 추웠다. -.-




전철과 기차가 같은 철로를 쓴다. 이 초록색 열차는 전철이 아닌 기차이다. Belfast, Galway 등등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곳곳의 왠만한 주요도시는 다 기차로도 갈수있다.


Howth 행 전철엔 나같이 관광객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탔다. 등산복 차림이거나 최소한 걷기편한 가벼운 차림들이다. 나는 나름 숨은 보석을 찾은듯 했는데...어떻게들 다들 잘 찾아내서 오는건지....




Howth 역에 도착했다. 이 노선의 마지막 역이라 놓칠리는 없는 역이다. ㅎㅎ

예쁜 색깔로 페인트된 오래됬지만 아기자기한 느낌 물씬 풍기는 역이다. 





 역에서 내려서 조금만 걸으면 관광안내소같은 곳에 하이킹트레일 지도랑 거리가 얼마인지 자세히 안내되어있다. 

대부분 사람들이 저 노란색코스로 돌고 조금 더 가고 싶으면 파란색코스나 빨간색 점선코스를 도는데...난 저 자주색 제일 긴 해안가코스로 돌리라 마음을 먹었다. 일단 처음 2마일 정도는 모든 코스가 같이 바닷가 길을 걷다가 light house가 나오면 갈라진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난 저 갈림길에서 하얀색 길...차들이 다니는 길로 잘못들었고 돌아가기 뭐해서 그냥 가다가 다시 자주색 트레일을 만날려고 했는데 갑자기 비가 내려서 비를 쫄딱맞고 해매다 그냥 다 포기하고 다시 light house로 되돌아 왔다가 들어올때 본 해안가 트레일이 너무 예뻐서 loop로 돌지 않고 왔던길로 다시 돌아갔다.

해맨것까지 하면 8-9키로 이상 걸었던거 같았다.



처음 시작부분엔 동네주민의 집들이 있다. 아일랜드의 집들은 담이 참 낮다. 






구름은 좀 있었지만 바람은 없어서 파도도 잔잔하다.





살짝 경사진 곳을 계속 올라가다 보면 집들도 멀어지고 항구도 점점 멀어지면서 흙길이 깔리기 시작하고 본격적인 하이킹 트레일이 시작된다.




처음구간은 모든 트레일 코스가 같이 간다. 갈림길에서 색을 자알 봐야한다....




왼쪽으론 슬슬 해안절벽들이 시작된다. 




계속 걸어가다보면 저 노란색 야생화들이 더 많이 보인다. 구글로 찾아보니 이름이 Furze 인것 같다. 

파란하늘 하얀구름하고 어울려져서 정말 너무너무너무 예쁘다.




길은 흙길이라 부드럽고 약간 오르막인듯 내리막인듯하기도 하고 해안절벽이 가까이 보이기도 하고 노란야생화가 흐드러진 meadow 가 보이기도 하고 정말 짧지않은 거리가 전혀 지루할 틈이 없는 트레일이였다.




드디어 Howth Cliff Path의 하일라이트 등대가 있는 곳까지 왔다.




이쯤에서 인증샷도 한장...ㅎㅎ 내가 혼자 온거 같으니 어떤 백인 할아버지께서 사진을 찍어 주시겠다고 하셔서 땡큐하고 한장 부탁했다. 할아버지 손떨림 증상이 있어셔서 쪼금 걱정했는데 이정도면 잘 나온편이다. ㅋㅋ


저 등대를 지나서 왼쪽으로 갔었어야 했는데 오른쪽으로 올라오는 바람에 차들이 지나가는 도로로 나와버렸다.

도로로 걷다보니 비가왔는데 정말 비 피할곳이 하나도 없어서 거의 30분가까이 비를 맞고 걸을수 밖에 없었다.

인터넷도 터지고 버스도 다니는 길이라...우버라도 불러서 차를 타고 돌아가야하나 잠시 고민했는데 다행이 비가 그쳤다.

나는 다시 이 Cliff Path로 돌아왔다. 안쪽으로 돌지않고 다시 바닷가를 끼고 걷는길을 선택했다.


정말 너무너무 아름다운 트레일에서 멋진 하이킹을 마치고 아쉽지만 다시 항구쪽으로 돌아왔다. 

마치 막 사귄지 얼마안된 남자친구와 멋진 데이트를 한 느낌이였다. ㅎㅎ



Howth 중심부의 장식물....





이 변화무쌍한 아일랜드 날씨 언제 비가 왔었냐는듯이 또 화창하다. 

이 동네는 동서남북 아무데나 돌아봐도 예쁘다. 




더블린으로 돌아가서 저녁을 먹을려했었는데 그래도 걸었다고 너무 배가 고프고 화장실도 가고싶어 좀 깨끗하고 괜찮아 보이는 레스토랑이 보이길래 들어갔다. 

아일랜드에서 Fish and Chip을 아직 제대로 못먹어서 시켰는데...정말 맛있었다.

하긴 내가 뭔들 맛이 없으랴만은 안에 들은 생선...Cod 가 얼렸던게 아니고 생물임에 틀림없다. 몸도 편하게 쉬면서 맛있게 잘 먹고 전철역으로 돌아가기 전에 또 잠깐 Pier를 끼고 걸었다.






바닷가 동네답게 생선가게도 있고....




낚시을 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누가 아일랜드를 여행한다면 꼭 이 Howth 에 와서 하이킹도 하고 동네도 걸어보라고 오지랍을 부려보고 싶을정도로 멋진곳 이였다. 



소숭한 추억의 한페이지가 또 이렇게 예쁘게 장식되어서 흑...가슴이 벅차다.


내일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날이여서 더더욱 여운이 남은것 같기도 하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