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여행 네째날이자 14000 피트가 넘은 Pikes Peak 를 올라가는 날이다. 이 피크는 다행(?)히 차로 올라갈수 있는 곳이여서 이날 당연히 힘든 산행은 없을줄 알았다. 

그런데 예상도 못했던 엄청 빡신 하이킹이 기다리고 있을줄이야...


전날 Colorado Springs 로 저녁때 도착한 우리 일행은 현 산악회장님의 지인분과 함께 저녁을 같이 했다.

엘에이 사시다가 산이 좋아서 덴버로 RV를 사서 오셨다는 나이는 좀 있으신 분인데...흠 한국으로 치면 거의 나는 자연인이다...뭐 이런거 덴버 버젼으로 나올실 분이다. 하여간 산에는 도통하신분이 다음날 Pikes Peak를 가기전에 잠깐 계단 몇개(?) 올라가는 재미있는 하이킹을 좀 하자고 하셔서 우리 일행은....낚였다. ㅎㅎ


그곳은 바로 Manitou Incline 이라고 산을 기냥 계단으로 쭈욱 올라가는 곳이다. 



일단 이건 올라가다 중간에서 찍은 사진이다. 아직은 기운이 남았는지 웃고있다. 전체 계단수가 2766개라고 나오는데 이곳은 한 중간 약간 못가서 인것 같다.



구글이미지에서 가져온 전체샷이다. 누가 이런걸 시작했을까? 


"It is, perhaps, the most unique and challenging trail in the country, attracting runners, military, Olympic athletes, and hiking enthusiasts from around the world." - visitcos.com 에서 가져온 설명이다.


9월의 콜로라도는 이상 기온인지 날도 무지 더워서 땀을 정말 비오듯 흘렸다. 바닥부터 꼭대기 거리는 0.89마일 정도로 나오고 elevation gain 은 2000 피트가 살짝 넘는다. 어떤 트레일보다도 빠른 속도로 elevation을 올리는 셈이다. 




3분의 2정도 올랐을때 위와 아래를 내려본다. 앞으로 딱 1000 계단 남았다고 나온다. 

흠...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여기서 딱! 멈췄다. 진심 기력이 다 하기도 했고 여기가 올라갈때는 계단으로 가고 내려올때는 트레일도 내려오는게 암묵적 룰이다. 그런데 그것이 당연하다. 계단은 점점 가파러 져서 내려올때 계단을 이용하는건 너무 위험하기 때문이다. 여기가 유일하게 계단과 트레일이 만나는 곳이다.  

난 여기서 올라간 일행들이 내려올때 만나기로 했다. 으흐흐 후회없는 결정이였다. 




내가 기다리던 곳 옆으로 트레일이 보인다. 우리 산악회의 에이스멤버 4분이 끝까지 올라가셨다. 난 앉아서 쉬면서 바람에 땀에 젖은 옷도 말리고 콜로라도 스프링의 전경도 보면서 자~알 쉬었다.



계단 산행으로 폐활량을 이빠이 늘려논 우리는 다음 행선지인 Pikes Peak로 갔다. 굽이 굽이 닦여진 길을 올라오는 차들이 보인다. 여긴 입장료가 있다. 이 길을 처음 만들때엔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 싶다.





파이크 피크는 올라오는 방법이, 자동차로, 기차로, 걸어서 이렇게 세가지 였는데 기차운항은 중단이 되어서 이젠 두가지 밖에 없다. 멈춘 기차길에서 포즈라도 취해본다. 



역시 높은곳에서 보이는 뷰는 끝내준다.






꼭대기엔 기념품과 간단한 스낵을 파는곳이 있다. 무슨 연유인지 이곳의 도넛이 유명해졌다. 

그래서 도넛 한입물고 인증샷~

도너츠는 별 맛은 없었다. -.- 높은 곳이라고 특별히 도넛이 맛있을리는 없고....확실이 공기가 희박해서 여기서 까불고 막 뛰어다녔더니 숨이 엄청 차올랐다.





피크에서 좀 노닥거리다가 차로 내려오면서 잠시 차를 주차하고 아주 짧게 걸었다. 이곳도 13500 피트정도는 되는 곳일거다. 일명 폐활량테스트라며 얼마나 잘 걸을수 있나 보는 것이였다. 역시 산악회원들이라 이정도는 가뿐이 패쑤~


차를 돌려 우리가 다음에 들린곳은 Garden of Gods 라는곳.





정말 신들이 옮겨놓은것처럼 여기저기 희안한 돌들이 기이한 모습으로 있다.




설정샷을 부르는 바위들이다. 


아침부터 빡신 계단 산행으로 정신이 혼미해 져서인지 난 이 신들의 정원을 차로 지날때에는 졸다가 일어나서 사진좀 찍고 또 차를 타면 졸고 했던거 같다.

그래도 욕하면서 정든다고 그 혼을 쏙빼놓은 Manitou Incline이 기억에 남기는 한다.



다음날이자 덴버여행 마지막날 돌아가는 비행기가 저녁무렵이라 우리는 간단한 하이킹으로 마무리를 하기로 했다. 



대략 왕복 6마일정도 되는 트레일이다. 트레일 끝에 있는 폭포인데 여기 잠깐 앉아 있으니 더운 와중에도 솔솔 시원한 바람이 부는것이 가을이 깊어지는구나 싶었다.




이렇게 다양한 산행을 하고 멋진 뷰를 보면서 덴버에서의 4박5일 산행겸 관광여행을 마쳤다.

우리 산악회에서는 이렇게 비행기을 타고 멀리 가는건 이번이 처음이였는데 너무 재밌는 시간들을 보내고 멋진 풍경들을 즐긴지라 아마도 이런 비슷한 장거리 여행이 연중행사로 자리잡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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